일상의 일들

그녀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잠늘보 2016. 4. 11. 19:56

지금은 스타벅스

퇴근하고 답답한 마음에 커피도 마시고 곧 있을 중간고사를 공부하던 중에

옆에 앉은 (내 또래 혹은 한,두살 정도 어린) 그녀들의 대화가 들린다.


'나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 '나는 진짜 이런 결혼을 하고 싶어'로 이어지는

내게도 아주 익숙한 대화 내용..


한가지 불편한 점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 스튜디오 촬영, 결혼식 등의 절차를 왜 하는지 모르겠어, 

- 오는 사람들이 다 식사비 돈을 내고 밥 대접해야 되는거 무의미해,

- 스튜디오 촬영 해도 실제론 그거 다 내 몸도 아니야,

와 같은 표현들.


나 또한 수차례 언급했던 주제들과 내용들이나

이 대화내용이 불편한 것은

'행여나 이 절차를 모두 거쳐온 사람들이 듣는다면...' 

하는 생각..


결혼을 진행하는 가까운 지인들을 본다. 

모든 과정들이 반드시 허례허식을 위해서만이 아니고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예비 배우자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며

믿음이 더욱 깊어지거나 바래져가는 것을 보며

결혼 준비에 필요한 하나의 사건들 보다는

둘이 어떻게 합을 맞춰가고

서로 다르게 보던 시선을 한 방향으로 돌리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결혼 준비'라는 길고 긴 과정에 수반되는 

모든 사건들을 긍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가능하다면 

단촐하고 심플하게, 쿨하게 결혼 준비에 임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문화이고

상대방과 나의 본 가정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마음. 

(매우 매우 어렵겠지만..)


포인트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ㅋ 

대화를 하는 데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자유지만,

단정짓고 말하는 내 말과 행동이

과연 얼마나 깊은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의 대화에서 나를 발견하고,

내가 불편하게 느낀 이유가

언젠가 내가 무심결에, 단정적으로 뱉었던 말들로

분명 누군가 상처를 받았겠지, 라는 자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진은 포스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 모교(정신여고)의 최근 모습 ㅋ

왠지 철없는 대화는 이 시절 부터 ~23세 까지 많이 했을거 같아서..

어쩌면, 최근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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