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중반에 이르렀을 때,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우리들 모두, 인간이란 이름의 일란성 쌍생아들이 아니었는가 하는 자각.생김새와 성격은 다르지만,한 번만 뒤집으면, 얼마든지 내가 더이고 네가 나일 수 있는 우리.새삼스런 강조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해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사전적 정의에 만족하지 말고 그 반대어도 함께 들여다볼 일이다.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풍요의 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있고,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풍요가 숨어있다.하나의 표제어에 덧붙여지는 반대어는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의 이름에 다름 아닌 것이다.- p.303 작가의 말 중 소설 내용 중에 나오는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