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던 일들 14

결혼식

정말 오랜만에 들어온 티스토리 블로그. 그 사이 나는 퇴사를 하고, 아이를 낳았다. 퇴사를 하고, 아이를 낳다. 딱 열글자인데,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열글자 안에는 들어가지 않는 많은 고민의 시간들, 무거운 선택, 그리고 후련함. 만족함과 행복감. 무엇보다 나의 '책임' 밤에 배가 고파 깨는 아이를 먹이고 안고 재우면서 고요함을 느낀다. 그 새벽시간에 깨어본 적이 언제던가. 머릿 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면서 찬찬히 문장으로 되뇌여본다. 다시금.. '기록하고 싶다.' 이 시간과 문장들이 무작정 흘러가는 것이 아쉽고 아깝다. 그래서 다시 블로그를 찾았다. 어떤 기록을 먼저 할까 생각하다가 결혼을 떠올렸다. 퇴사도, 출산도 결혼을 하면서 내 상황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기에 가능한 일. 날 사랑하고 믿어..

있었던 일들 2020.11.17

대학원 졸업

2년 반의 과정, 1학기의 휴학으로 총 3년의 대학원 생활이 끝났다.엄청난 소회가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졸업을 하니 담담하다.새로운 관점, 우물 밖의 세상을 익힌 것만으로 큰 배움을 얻었다. 마지막 학기에 논문을 쓰며 만족스러운 점도 있고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내가 얼마나 기초와 소양이 부족했는지 느껴 아쉬웠고,내 생각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풀어내는 것의 즐거움을 느껴 만족스러웠다.막상 논문이 끝나고 대학원 과정이 끝나니 다음 챕터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우선 올해 목표를 몇가지 세웠다. 업무적으로, 개인적으로 중요한 기준에 의한 것이라 다 해내고 싶다. 마침 어제가 서울대학교 졸업식으로 축사 메신져였던 방시혁 대표의 글이 화제라 나도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했다.어차피 될 꼰대라면 이같은 꼰대가 되고 ..

있었던 일들 2019.02.27

4월의 주말

오랜만에 밤 시간을 서재에서 보낸다.폭우가 쏟아진 봄 날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꽁꽁 언 몸을 반식욕을 하며 녹였다.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mid term report가 있는데,시간이 촉박해야 영감이 떠오를거야- 라고 생각하며..미루고 미뤘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서울로 오는 남편.이번주는 토요일에 축구대회가 있어서 대회 마친 후 오후에 올라왔다.처음으로 혼자 맞는 토요일 반나절.집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고,친정에서 시간을 보내다 SRT역에서 남편을 만났다.양재동에서 밥 먹고, 그냥 들어가긴 아쉬워서 양재천 산책 발코니를 카페처럼 꾸며봤다.나무바닥을 깔고, 테이블과 의자를 두었다.전망이 좋으니 여느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분위기가 난다.지금 보내고 있는 일상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해서잠든 남편 얼굴을 만지며 ..

있었던 일들 2018.04.23

#승혜네식탁

신혼집으로 이사온 이후 부터 시작된 #승혜네식탁남편의 무한응원 덕분에 계속 요리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_!어느 날의 금요일 저녁 식사친정에서 해준 생선구이와 새우장(남편이 젤 좋아함), 된장국, 외할아버지 댁에서 가져온 야채쌈내가 한 고기볶음승혜네밥상인데 정작 내 요리는 별로 없넹.. ㅎㅎ혼밥+혼술의 날추석선물로 받았던 런천미트를 깍두썰기해서 볶고양파를 굴소스에 달달하게 볶고 계란을 풀어서 뜨겁게 익은 후라이펜에 볶아서밥 위에 차례로 올린다~분식집 맛! 스트레스 풀리는 맛! 요즘 제일 꽂힌 휴롬레시피전후로 과일, 야채 다듬고 휴롬기 세척하는게 너무 번거로운데 남편이 소화기능이 좋아졌다고 너무 신나해서 계속 하고 있다.. 이거 쓰고 또 휴롬주스 만들어 가야함.. 바쁜 주부일상

있었던 일들 2018.01.21

제주여행/ 효도여행/ 2016년 5월

어렸을 때 부터 나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남동생과 한 살 차이가 나고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셔서 나는 태어난지 25일 만에 할머니 손에 맡겨져서 자랐다. 그래서 할머니와 함께한 추억이 많다.할머니는 어린 우리 남매에게 좋은걸 보여주고 입히고, 좋은 곳에 데리고 다니셨다.백화점 의류 코너, 식당가, 예술의 전당, 각종 전시관, 여행지 등등 할머니와 함께 다닌 곳들을 떠올리면 뭉클하고 감사하다.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제주도이다.지금은 제주도를 자주 가지만, 그 때만 해도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었는데나는 할머니 덕분에 어린 나이 때 부터 여행을 다녀 여름과 겨울의 제주 모습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우리 남매에게 많은 추억이 된 제주도.. 이제 성인이 된 우리가 할머니를 모시고 작년 어버이..

있었던 일들 2017.09.24

아일랜드/ 챌린지 투어/ 해외연수/ 2017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집을 나선다. 출근길에 습관처럼 들리는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단골인 덕에 종업원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커피를 내리고, 나는 굳이 메뉴를 주문할 필요도 없이 계산을 한다. 카페를 나서며 오늘도 익숙한 일상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다. 물론 가끔은 이런 익숙함과 편안함이 지루함과 매너리즘으로 바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활기찬 테헤란로는 답답한 오피스 촌이 되고, 노하우가 쌓인 업무들은 소모적인 일거리로만 느껴진다. 이런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금과 주말, 휴가로 삶의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짧은 일탈이 주는 만족감은 금세 잊혀진다. [ChildFund Ireland @20170717] 나의 챌린지 투어는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되었다..

있었던 일들 2017.09.24

설악산/ 홍천/ 속초바다/ 2017년 봄

우리 회사는 매년 전직원이 수련회를 간다. 전국 조직의 특성상 수련회 장소도 전국을 도는데, 올해는 강원도 속초였다.강원도는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갔던 곳이다.그 때가 4월 말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벚꽃이 만개했던 경포호가 참 아름다웠다.돌아오는 길은 춘천 소양감댐도 갔었고.막 입사를 했던 신입이던 내게는 국내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생각에여행에 애정을 갖기 시작한 때로 기억이 되기도 한다.아무튼 올해의 메인코스는 홍천과 설악산이었다.숙소는 대명 델피노리조트에서 묵었는데, 4인 1실로 화장실도 방마다 있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등반대회 집결지 근처에 있던 불상직원들이랑 가면서 '엄청 크다' 라며 사진을 찍었는데,돌아와서 찾아보니 이 곳이 신흥사이며, 이 불상은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염원..

있었던 일들 2017.03.19

High-1 Resort/ 강원랜드호텔

스키에 재미를 붙였다!곤지암 리조트가 오고 가기 부담이 없어서 몇 번 가봤는데,같이 갔던 분 중 스키를 꽤 타시는 분이 있어서 깨알 강습을 받았다.그리고 남동생이랑 갔을 때 고급스키를 대여해서 타보니 뭔가 스키의 맛(?)을 알게 된 듯 ㅎㅎㅎㅎ 막상 마음 먹고 간 하이원에서는 장비가 후져서 마음껏 타지는 못했다.너무 발이 헐렁해서 오히려 더 불안할 지경...다가오는 겨울에는 시즌권도 끊고 제대로 된 강습도 받고 싶다!

있었던 일들 2017.02.26

예쁜 카페

남자친구와 나는 새로운 곳을 가기 보다는익숙하고 편한 곳을 좋아한다.그래서 연애 5년 동안 꽤 많은 단골 집이 생겼는데, 이 역시 다 우리집 근처 ㅋ 사실 내가 주중에 워낙 많이 돌아다니니주말이면 피곤해하는 체력이라 그런건데최근엔 나도 예쁜 곳에서 커피마시고 싶어!_! 하는 이상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래서 요즘 예쁜 카페 몇 곳을 갔다. 여기는 대구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 대구 수성구의 르고메드파리16남자친구랑은 브런치를 먹거나 빵을 사러 갔었고 이 날은 곧 결혼하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처음 갔을 때는 기가막힌 빵 맛에 한 번 놀라고푸짐한 시식에 두 번 놀랐다!처음으로 '대구에 살고 싶다'고 느낄 정도 ㅎㅎㅎㅎㅎ아무튼 10년간 인생의 희노애락과 각종 지랄병을 공유한 친구가 곧 시집을 가기에..

있었던 일들 2017.02.06

프로포즈

대학 때 선배 언니가 했던 말, 승혜야 사랑은 노력이야. 그 땐 그 말이 너무 어렵고 낯설었는데 지금은 너무도 감사한 말이다. 노력이라는 말은 사랑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용기를 준다. 비록 내가 지금은 부족해도 조금 더 노력하면 더 이해할 수 있겠지, 더 여유로운 우리가 될 수 있곘지, 하며 마음을 먹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 용기를 기꺼이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 결혼을 고민하며 생각할 것이 참 많았다. 그렇지만 결론은 사랑이었다. 결혼을 한다면, 그 이유는 사랑이다. 그 목적도 사랑이다. 나를 향한 사랑, 그리고 그를 향한 사랑. 고맙고 사랑해 2016. 12. 27.

있었던 일들 2017.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