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일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지..

잠늘보 2020. 12. 1. 15:04

 

내가 아이를 대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눈맞춤'이다.

수유를 할 때,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아이와 놀아줄 때..

아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눈을 돌리지 않는다.

누가 불러도,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어도, 

전화가 울려도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리고 심장을 맞대면 꼬옥 안아주는 순간..

밥을 먹고 난 후의 아기, 잠을 자고 일어날 때의 아기를 꼬옥 안아준다.

이런 순간들은 아이를 위한 것도 있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은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조리원에서 수진언니와 카톡을 하며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하며 곽윤철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그 분의 유튜브 영상, 블로그 글을 보며 배웠다.

아기를 향한 순도 100프로의 사랑. 아기와 엄마가 심장으로 눈빛으로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넷플릭스에 '금쪽같은 내새끼'가 업로드 되었다.

육아를 하며 통 TV를 볼 시간이 없지만, 핸드폰으로 간간히 빨리감기를 하면서 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6화. 선택적 함구증 아이.

말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닌 할 수 없는 아이. 불안과 긴장이 높아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몸이 경직되듯 얼어버리는 아이.

아이도, 부모님도, 출연진들도 울고, 나 또한 울었다.

아이는 아빠를 닮았다고 한다.

수줍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사진을 보면서 아이는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자신의 모습을 닮은 조카. 때로는 나의 이런 면은 닮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까지 닮은 것을 보고는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고 한다.

그 글을 읽으며 우리 딸을 생각했다. 

우리 딸이 태어나고, 이름을 짓고, 앞으로 딸이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지 고민하며 이름의 의미를 생각했다.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고, 타인과 조화롭게 관계를 맺고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는 아이가 되면 좋겠다.

그런데 그 모습은 내가 내 자신에게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더라.

살면서 내가 가장 어려워했던 면이기도 했다.

부모가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아이에게 투영한다는 것이 비단 성적이나 성취 뿐이 아닌거 같다.

나는 우리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와 지혜를 익힐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살면서 겪었던 어려움, 상처를 아이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내가 스스로 그런 면을 갖추어서 아이에게 보여주고 모범이 되는 것은 아이에 대한 사랑과 격려겠지만,

내게 없는 면을 아이에게 갖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강요이고 욕심인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불편한 상황을 유쾌하게 넘기고 싫은 사람을 나이스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며 내 아이가 배운다. 

금쪽이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외할머니가 엄마를 혼내는 모습에 상처입은 아이도 나왔다.

어른들의 미묘한 관계까지 읽고 홀로 상처받는 아이들.

얼마나 여리고 맑은 영혼들인지..

엄마로서,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내 아이와 또 다른 아이들을 모범이 되는 어른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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