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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간다

올해는 유독 힘들다. 힘든만큼 유독 시간이 빨리 흐르는 듯 느껴지지만,그 이상으로.. 시간이 더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 서른이 되었고, 결혼이 예정되어 있고, 직장에서는 대리, 석사 3학기 째를 보내는 2017년.뭐 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는 듯이 무력하고 멍해지는 시간이 많다. 오늘 낮 쯤에 집을 나서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학교 과제를 하러 가는데 멍하니 운전을 하는데계속해서 목적지를 잃었다. 정처없이 도로를 멤도는 기분이 들었다. 오히려 과제를 하는 순간이 가장 생동감이 돌았다. 힘들다는 이야기, 쉽지 않다는 말, 별로 내뱉고 싶지 않은 말들인데 절로 나와버린다. 남자친구를 만나서도 2시간 동안 언쟁하며 오랜 이야기를 나눴다.이런 패턴도 몇 번씩 반복이 되다 보니 몸..

일상의 일들 2017.10.23

뷰티인사이드

​ 정말 좋아하는 영화. 명절에 다시 봤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두고 '영완얼' 이라며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제목과 대치되는 배우들의 비쥬얼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내면과 외면이 상반되는 개념이 아닐 뿐, 이 영화에서 드러내는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어제와 오늘 한결같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수가 우진과 헤어진 후 홀로 시간을 보내며 말한다. 너는 매일 모습이 달라져도 늘 같은 마음이었는데 매일 같은 모습의 내가 어쩌면 매일 다른 마음을 가졌던게 아닐까. 이 말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매일 같은 마음을 품고 그 마음을 지키는 것..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또 얼마나 아름답고 순수한 것인지 알 것 같다. 어..

일상의 일들 2017.10.19

휴가

오후반차 후 대출상담을 받고, 마사지 시간 기다리며 책을 읽는 중. ​ 점심 먹으며 요즘은 회사에서 일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팔다리 다 잘려, 목표의식도 없고 감정소진만 되는 기분이라며. 이대로 포기해버리고 월급쟁이가 다 그런거지, 하는 길과 그래도 개선점을 찾고 더 좋은 해결점이 있을거라 생각하는 길.. 이런 양갈레의 마음이 참 어렵다. 책을 읽다 보니 작품의 씨앗을 떠올려보라, 아이디어의 조각들이 모여 작품이 되고 그 씨앗이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쉬어가는 때라 마음 먹고, 내 앞길의 씨앗을 찾는 때로 여겨볼까 한다.

일상의 일들 2017.10.19

여러가지로 꼬인 날

여러가지로 꼬인 날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지만 굳이 원인을 찾는 일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덮고 넘어갈 필요도 있지 않을까.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 해치고 밝히고 따지면 결국 자잘못을 따지는 셈이 되고 사회관계에서 벌어지는 대다수의 일이 그렇듯 절대적인 옳고 그름이 없기에 싸움으로 치닫는단 생각.. 그래서 가급적 중요하지 않안 일은 그라려니, 그래서 뭘? 어떻게 할건데? 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오늘 만난 어른들.. 어른이라 하기에 참으로 뭣한.. 나이가 어린 여자란 이유로 하대하는 태도 부터 교육자로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본인의 side가 아니기 때문일까. 자신의 영역 내에 없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행동하는 태도는 그녀 스스로 본인이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 상대할 필요가 없는 사람인..

일상의 일들 2017.10.16

새로운 책

이번 연휴에 본래 오스트리아 여행을 계획했으나 취소되고 서울에서 지내며 결혼준비와 독서를 하고자 마음 먹었다. 꽤 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 중 하나 '사람아 아 사람아'라는 중국 문확이며 신영복 교수가 옮긴 소설. 신영복 교수님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알게 되어서 읽게 되었다. 1장 [저마다의 진실]을 읽는 중인데 벌써 가슴이 먹먹하다. 도입이지만, 벌써 부터 한 사람의 인생이 한편의 대서사 같다는 인상을 준다. p.43 '오늘 밤은 도저히 눈물을 멎지를 않는다. 과거의 정경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나를 책망한다.' 요즘 나는 결혼이라는 일생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 흔들린다.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좋고, 우리 가족의 축복과 지지도 받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없지만, 해결하지 못한/..

일상의 일들 2017.10.06

나이기 때문에

내가 나라서 행복하고 내가 나라서 괴롭다. 이 간극에서 나는 혼란스럽다. 결국 이러한 모순과 같은 간극은 내가 감각을 느끼기에 생겨난다. 지난주에 후배와 술을 마시며 얘기했다. 20살이 너무 좋은 시절이었고 행복했고 예뻤지만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지금이 지루하고 팍팍하고 덜 예쁘다해도 지금이 더 좋다고. 이제 생각해보니 이러한 이유도 어쩌면 감각 때문이 아닐까. 20살을 보낸 후 지금 되돌아보는 그 때의 내가 느꼈던 감각들.. 시리고 아리고 차가웠던 그 순간들. 시간이 지나며 무뎌지고 바래져 빛나는 기억들만 간직해온 나로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상상을 하는 것이 그 때의 감각이 처연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나이기 때문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감각들 그리고 지금이기 때문에 견딜 수 밖에 ..

일상의 일들 2017.09.26

제주여행/ 효도여행/ 2016년 5월

어렸을 때 부터 나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남동생과 한 살 차이가 나고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셔서 나는 태어난지 25일 만에 할머니 손에 맡겨져서 자랐다. 그래서 할머니와 함께한 추억이 많다.할머니는 어린 우리 남매에게 좋은걸 보여주고 입히고, 좋은 곳에 데리고 다니셨다.백화점 의류 코너, 식당가, 예술의 전당, 각종 전시관, 여행지 등등 할머니와 함께 다닌 곳들을 떠올리면 뭉클하고 감사하다.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제주도이다.지금은 제주도를 자주 가지만, 그 때만 해도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었는데나는 할머니 덕분에 어린 나이 때 부터 여행을 다녀 여름과 겨울의 제주 모습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우리 남매에게 많은 추억이 된 제주도.. 이제 성인이 된 우리가 할머니를 모시고 작년 어버이..

있었던 일들 2017.09.24

아일랜드/ 챌린지 투어/ 해외연수/ 2017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집을 나선다. 출근길에 습관처럼 들리는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다. 단골인 덕에 종업원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커피를 내리고, 나는 굳이 메뉴를 주문할 필요도 없이 계산을 한다. 카페를 나서며 오늘도 익숙한 일상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다. 물론 가끔은 이런 익숙함과 편안함이 지루함과 매너리즘으로 바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활기찬 테헤란로는 답답한 오피스 촌이 되고, 노하우가 쌓인 업무들은 소모적인 일거리로만 느껴진다. 이런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금과 주말, 휴가로 삶의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짧은 일탈이 주는 만족감은 금세 잊혀진다. [ChildFund Ireland @20170717] 나의 챌린지 투어는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되었다..

있었던 일들 2017.09.24